富山コンパクトシティー
도야마 컴팩트 시티(富山コンパクトシティー)
일본 인구는 2008년 1억280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추세면 2060년에는 8674만명, 전체 인구에서 65살 이상 노인 비율은 40%에 이른다. 콤팩트 시티란 이런 재앙(災殃)적인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된 인구를 도시 중심부로 불러모아 도시 관리비용을 줄이고 선택된 중심지의 활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일본 지방 중소도시들이 주목하고 있다.
콤팩트 시티 모범 사례인 도야마는 흥미로운 도시역사를 지니고 있다. 도야마시는 다테야마 연봉의 눈이 녹아 만들어진 풍부한 수자원 때문에 예부터 전력이 풍부했다. 그래서 군수 공장들이 많이 들어섰고 그때문에 2차대전 말기 연합군의 집중폭격을 받았다.
이는 전쟁 뒤 도야마에 뜻밖의 기회로 작용한다. 도시가 철저히 파괴돼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넓은 도로와 바둑판 구획을 갖춘 선진적 계획도시로 거듭났다. 이후 경제성장 붐을 타고 확장돼 너른 공간에 분산된 인구를 갖춘 살기 좋은 도시 구조를 완성한다.그러나 인구 감소기에 접어들자 시의 매력이었던 ‘헐렁한’ 도시 구조는 도시 생존을 위협하는 약점으로 떠오른다. 이에 시는 콤팩트 시티 전략을 추진한다.
시는 우선 도야마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지구’와 기차역 주변 ‘거주추진지구’에 주거·상업·사무·문화 등 도시 기능을 모아 자연스런 인구집중을 유도했다. 가장 역점을 둔 건 대중교통 정비였다. 전차 노선의 900m 정도를 연결해 ‘환상선’(순환선)으로 묶었다. 2009년 12월 개통된 이 노선엔 바닥이 낮은 독일제 신형 저상차량이 투입됐다. 전차 이용객이 평일 기준으로 예전보다 57% 늘었다.
시는 또 도심지구에 새로 집을 짓거나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최대 30만~50만엔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외에도 도심 재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외곽에 사는 만 65살 이상 시민들에게 낮 시간에 대중교통을 단돈 100엔에 이용하는 ‘오데카케 정기권’(외출권)도 발급한다.
효과는 미세하지만 분명히 확인된다. 인구증감을 보면, 시내 중심부 인구는 2007년 38명 감소에서 2008년부터 증가 흐름으로 돌아섰다. 거주추진지구 에선 2006년 718명 감소에서 2014년 468명 증가로 바뀌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2년 <콤팩트 시티 정책보고서>에서 도야마시를 세계의 선진 5대 도시로 선정한다.
22일 도야마역은 활기가 넘쳤다. 역과 연결된 노면전차 정거장엔 쇼와 시대 분위기가 나는 낡은 구형 전차와 신형 전차 ‘센트럼’이 나란히 도착해 시민들을 쏟아냈다. 그 위를 2015년 3월 개통한 호쿠리쿠 신칸센이 달린다. 2014년 ‘공공교통 시민의식조사’를 보면, 시민 86%가 콤팩트 시티 전략을 지지했다. 신칸센 개통에 맞춰 새로 단장한 역내 노면전차 정거장 벽면엔 이 공사를 위해 소액을 기부한 시민들의 이름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2016.5.1)